세비야의 가을, 겨울
세비야의 여름은 다른 지역 들과 사뭇 다릅니다.
어느 곳이든지 여름은 덥지만, 그 중에서도 세비야는 특히 유럽에서 최고로 꼽힐 정도로 더운 곳 입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스페인에는 태양이 가장 뜨거운 시간인 오후 2시에서 5시 쯤에는 ‘시에스타’라는 전통적인 낮잠을 즐기거나 쉬는 시간이 있고, 그 시간에는 거리에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상점들도 문을 닫고 쉬곤 한답니다. 그래서 그 시간에 거리에 나와있는 사람은 관광객 이거나 미친 사람이거나 라고 얘기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세비야의 더위는 길기도 길어서,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그 위상을 떨칩니다. 가을이 깊어 질 수록 일교차가 커지기 때문에 감기에 주의해야 한답니다.
끝이 없을 것 같았던 무더위가 차츰 수그러 들고, 세비야에도 짧은 가을, 긴 겨울이 찾아오는데요, 여름 내내 말라있던 땅에 단비가 내리고, 날씨는 점점 서늘 해 집니다. 물론 겨울이라고 해서 절대 영하까지 온도가 떨어지진 않지만, 무더운 여름을 견디기 위해 지어진 세비야의 집들은 가끔 바깥보다 춥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세비야의 겨울을 떠올리자면 오렌지가 가장 떠오릅니다. 푸르스름하고 차가운 거리의 가로수에 오렌지 열매가 눈에 시리게 선명한 오렌지 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그 모습이 세비야의 옛 도시의 모습과 잘 어우러져 보다 더 이국적인 풍광을 자아냅니다.
대성당과 알카사르의 오렌지 정원은 겨울이면 더 아름답습니다. 아랍식 정원을 오렌지 빛과 오렌지 향기는 마치 마법의 정원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합니다.
겨울의 오렌지 빛 세비야 거리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