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박사의 날
연말은 곧 찾아올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대한 기대와 함께 가족들과 친구들의 모임으로 바빠지는 시기입니다.
세비야도 물론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거리에 건물 이곳저곳에 트리 장식과 루미나리에가 설치되고, 밤에 빛날 모습을 기대하게 됩니다. 겨울이 깊어감과 동시에 점점 도시를 메우는 연말 분위기가 가득 해 집니다. 수퍼마켓이나 백화점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새해에 주고 받는 선물세트를 진열하여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아기예수님이 태어난 날인 크리스마스는 전세계가 축하하는 날이며 특히 유럽의 큰 명절이지만, 스페인에선 원래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않았습니다. 스페인의 아이들은 12월 25일에 찾아오는 ‘산타클로스’보다 1월6일에 찾아오는 ‘동방박사’들을 기다립니다.
착한 일을 한 아이에겐 선물을, 그렇지 못한 아이에겐 숯을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숯대신 선물을 받기위해 동방박사들에게 편지를 쓰기도 하고,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동방박사의 날에 먹는 스페인 전통 빵이 있는데요, ‘Roscon de reyes’라고 합니다. 링 모양의 빵 위에 설탕에 절인 알록 달록한 과일로 장식하고, 그 위에 슈가 파우더를 뿌려 마치 왕관위에 눈이 내린 듯 한 모습입니다. 빵 중앙을 갈라 크림을 넣는데 초코크림이나 생크림 등 여러가지 맛이 있는 듯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빵을 잘라 나눠 먹기전에 크림 안에 반지나 동전 등을 넣어두고 그 해의 운을 점치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한, 아기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간 동방박사들의 모습을 재현한 퍼레이드도 열리는데요, 스페인 각 도시마다 마치 놀이공원의 퍼레이드 처럼 화려한 행진을 거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각 지의 유지나 유명인사들이 세 동방박사를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또 여러가지 테마를 가진 행렬들과 함께 사탕을 뿌려 줍니다. 그 모습을 보기위해 추운 거리에서 오랜시간 많은 사람이 설렘과 함께 기다립니다.
크리스마스보다 설레는 스페인의 동방박사의 날. 올해는 어떤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